뇌제의 일곱 제후 1부—악령 편의 첫 번째 외전소설. 머슬의 선글라스에 관한 개그성 소설이다.
전문[]
(오롯 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반 제국, 제후 정기 회의주간. 쉬는 날.)
“들어봐 네오, 우리 제후에게는 7대 불가사의가 있지.”
필이 나한테 대뜸 말했다.
“뭐지. 1명당 하나씩 해서 총 7개인가?”
“맞았어. 먼저 첫 번째. 파르티아의 가면 속 얼굴!”
구석에서 트럼프카드를 섞고 있던 파르티아를 가리키며 말한다.
음? 아니 지금 파르티아는 가면을 벗고 있는데. 저 녀석, 외출할 때마다 가면을 쓰지.
그리고 애초에 파르티아가 밖에서 가면을 쓰는 이유라면
“?? 그냥 못생겨서 얼굴을 가린 거 아닌가?”
“야, 노랑이. 죽인다.”
파르티아가 카드를 섞다 말고 화를 낸다. 음. 뭐지. 내가 틀린 말을 한 걸까.
“그리고 두 번째.”
필은 계속해서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얘기한다.
“노르망디의 가슴은 언제 사라졌는...그어억!!!!!!!!!!!!!!”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머나???? 상처투성이 오빠??? 그 입이 사라지게 해줄까????????”
“졔..졔셩!! 졔셩하ㅃ!!!”
언제 나타났는지, 노르망디가 필의 입을 쥐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일단 진정시키자.
“아니, 노르망디. 네 가슴이 없는 건 사실인....”
노르망디의 발차기가 내 눈앞에서 멈추었다
“네오 오빠는 잘생겼으니까 한 번 봐줄게. 당장 사과해.”
“미안하다.”
“아늬!!!! 웨!!! 나는 모썡겨서 안 봐주는 그냐!!!!!!!”
몇 분간의 소란 이후 필이 노르망디의 손에서 벗어났다.
“으으으으....아파...아프다고!!!”
“그래서. 제후 7대 불가사의를 얘기하던 중이라고?”
노르망디가 자연스레 내 옆에 착석했다.
“상처투성이 오빠는 M인가? 자석 오빠는 N극인가 S극인가? 에셔 오빠는 동물귀 여자를 좋아하는가? 네오 오빠는 웃음귀신 오빠와 사귀는가?”
아니 잠깐 뭐라고?
“지금 터무니없는 소리가 나왔다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이. 내가 누구랑 사귄다고? 어처구니없는 소리가 나왔다만.”
“머슬 오빠의 선글라스 안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
이건 확실히.... 궁금하다!!!!
잠시 후. 필과 나 그리고 노르망디가 다시 모였다.
“그래서. 왜 나를 부른 거지, 네오?”
필이 묻는다.
“아. 그건 노르망디가 설명해 줄 거다.”
내 말을 듣곤 노르망디가 의기양양해하며 어깨를 으쓱이곤 말했다.
“뭐긴 뭐야! 머슬 오빠를 벗기기 위한 회의지!”
“네오 취존.”
“아니다!!!!!!!!!!!! 이 악녀야!!!!!!!!!!!!!!!!!!!!!! 제대로 말해라! 머슬의 선.글.라.스.를 벗기기 위한 회의다!”
필도 제대로 이해하곤 내게 말했다.
“머슬의 선글라스라. 흐음....”
필이 손을 턱에 갖다 대고는 곰곰이 생각한다.
“사실 선글라스 안을 들여다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냐. 벗어달라고 부탁하면 되지. 만약 안 벗는다고 하면 이 여자의 [절대왕정]으로 부탁하면 되고 말야.”
저기. 그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 아닐까?
“그래서 상처투성이 오빠. 뭐 문제라도 있는 거야?”
“아아. 그게 말이지. 우리가 머슬의 ‘그것’을 보았을 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
“???”
필의 말에 나와 노르망디는 모두 의문을 품었다.
“만약에 말야. 머슬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그것’을 보았을 때 우리가 웃어버리면?”
흠.... 그렇게 된다면
“머슬은 상처를 받겠군.”
“맞아. 그럼 만약에, 우리가 겁에 질린다면?”
“아마 선글라스 오빠는 풀죽지 않을까? ‘역시 나는 선글라스를 벗으면 안 돼’라면서.”
“그래. 우리가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고 머슬의 ‘그것’을 들여다본다면.... 그놈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
필의 말에 나와 노르망디는 서로를 바라본 후 끄덕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머슬의 얼굴을 보았다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거다.
“맞아. 자칫하면 자기 얼굴에 자신감을 잃은 선글라스 오빠가 홀랜드 오빠한테 찾아가서 성형을 부탁할지도 몰라.”
“그래. 어쩌면 BM을 찾아가 자기 얼굴을 가둘 새까만 크리티컬박스를 만들어달라 할 수도 있어.”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그 어떤 걸 보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럼.... 훈련을 시작해볼까!”
“그래. 그럼 다음 달 제후 정기 회의 때 보자구 오빠들!”
“좋아. 그때까지 다들 어지간한 걸 보고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도록 연습해오자구!”
-네오-
“그래서. 나를 찾아왔다고?”
파르티아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래. 하지만 뭐. 맨날 보던 못생긴 얼굴이라 그런지, 별 도움이 안 되는군. 가보겠다.”
“어이, 노랑이. 진짜 죽여줄까?”
“웃음귀신. 가면 좀 벗어봐라.”
“네!!! 네오 님!!! 기꺼이!!!!”
음.... 자주 보던 얼굴이라 그런가 훈련에는 도움이 안 되는군.
“옷도 벗을까요?”
“과하면 맞는다.”
“흐음...음....”
“뭐예요, 네오 씨. 사진이랑 절 자꾸 번갈아보고.”
“아니.... 그게 말야. 청초 씨.”
“네.”
“청초 씨 얼굴이랑 성형 전 사진을 계속 번갈아보고 있는....” 퍽!!!!!
-노르망디-
“웬일이야 노르망디. 직접 대면하는 건 오랜만인데.”
“스크랩 오빠 하이~ 좀 벗어볼래?”
“???????”
“아니, 그 안경 말야.”
“식겁했네;; 그래 뭐. 안경 정도는.”
“호오... 흐음... 98점. 내 취향!”
“기뻐 꺼져”
-필-
“거울에 비친 내 모습만 봐도 훈련이 되는군.”
(한 달 후. 이반 제국. 정기 회의 주간. 쉬는 시간)
“자. 다들 훈련은 잘했지?”
내 말을 듣고 필과 노르망디 둘 다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가자!”
촤르륵. 망토를 흩날리며 문을 연다. 자. 덤벼라 머슬머슬!
“음? 상당히 신선한 조합이군. 네오에 필 그리고 노르망디라니.”
머슬이 읽던 책을 내려놓곤 우리를 맞이했다.
“뭔가 용무라도 있나?”
후....하....후....하.... 좋아.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잖아. 가는 거다.
“머슬!!!!”
“??? 아, 뭐지?”
“벗어라!!!!!!!”
“?”
“?”
아 이게 아니지.
“선글라스를 벗어라!!”
당황하며 옷 단추를 풀던 머슬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봐. 왜 너는 순순히 벗으려 한 건데.
“아. 상당히 겁먹었다. 근데 왜 선글라스를?”
“뭐긴 뭐야 선글라스 오빠! 오빠의 못생긴 얼굴을 마음껏 평가하기 위해서잖아!”
“뭐 못 보여줄 것도 없지.”
노르망디를 가볍게 무시하곤 나와 필을 바라보는 머슬.
‘꿀꺽’
‘꿀꺽’
“어.... 그렇게까지 긴장하지 않아도.”
아니. 나는 긴장해야 한다. 그래 머슬. 네 선글라스 뒤의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럼 벗는다.”
머슬이 선글라스에 손을 갖다 댄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레 벗는다.
드러난다.
머슬의 ‘그것’이 드디어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다.
“보고 놀리지만 않아줬으면 하는군.”
선글라스를 완전히 벗은 머슬.
“자....와라!!!!!”
“하아.....”
“뭐야. 네오 씨 왜 저래.”
“글쎄요..... 네오 님께서 제후 정기 회의를 다녀오신 후로 계속 저 모양이십니다. 요즘 제대로 씻지도 않으시고, 옷도 대충대충.... 자기 관리를 전혀 안 한다는 느낌이군요.”
“....하아..... 난.... 오징어..... 아니..... 오징어야 미안해....”
“음.... 좀 심각한데? 뭐랄까. 외모에 대한 자존감이 완전 부서진 것 같달까.”
“그러게나 말입니다. 도대체 네오 님한테 무슨 일이....”
“하아....”
머슬라스. 그것은 벗기지 말아야 했다.
“.....후우....”
“뭐야. 노르망디 왜 저래.”
“몰라. 전에 우리 얼굴 평가하면서 깔깔대더니. 갑자기 축 처져서는.... 뭔가 사랑에 빠진 여자 같달까?
“에이. 저 노르망디가?””
“아.... 안녕, 행운 오빠. 복붙 오빠.”
“네가 그러니까 상당히 이상한걸. 무슨 일 있었냐?”
“아.... 그래. 너희 얼굴 둘 다 0점이네.”
“”뭐 이년아!??!?!?!?“
“.....후우.....”
머슬라스. 벗기지 말아야 했어.
“필?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거냐.”
“아.... 다크니스....”
“??”
“.... 우리 힘내자.”
“?????????”
머슬라스. 절대로 벗기면 안 됐다.
-여담
“머슬 님. 왜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시는 거죠?”
그로즈니가 묻는다.
“아아. 이거 말인가? 음. 그게 말이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머슬이 대답한다.
“밸런스 패치지.”